6화. B급 빵돌이, 두 길드의 표적이 되다 [빵지순례로 강해지는 판타지 소설]

이아진의 동그랗게 커진 눈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진성을 쫓았다.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며칠 전 S급 보스 몬스터를 순식간에 제압했던 그 그림자와 지금 눈앞의 어리숙해 보이는 B급 헌터가 도저히 겹쳐지지 않았다.

“B급이라니… 말도 안 돼.”

진성은 멋쩍게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빵지순례사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는 없었다.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최초의 직업이라고 말했다가는 온갖 관심이 집중될 것이 뻔했다. 그는 그저 평범한 집돌이, 빵을 좋아하는 빵돌이로 남고 싶었다.

“하하… 제가 좀 운이 좋았나 봐요.”

어색한 그의 대답에 이아진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더 캐묻지는 않았다. 어쨌든 진성의 길드 가입은 무사히 완료되었다.

진성이 사무실 문을 나서자, 이아진은 곧장 길드장 강도곤을 찾아갔다. 창밖으로 멀어져 가는 진성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녀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길드장님, 저 사람 B급인 거 믿어지세요? 제가 보기엔 분명히 뭔가 더 있어요. 저 사람 놓치면 안 됩니다.”

묵직한 인상의 강도곤은 그녀의 말에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범상치 않아. 주시하도록 하지.”

한편, 진성은 이제 레드핫도그 길드의 일원으로서 던전을 탐험할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그는 아직 돈이 부족했기에, 일반 던전을 돌아다니며 소소한 벌이를 해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엉뚱한 곳에 발을 들였다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그의 레이더망에 새롭게 포착된 곳은 홍대입구역 던전이었다. 과거 번화했던 이곳이 빵 복합 던전으로 변했다는 정보를 입수한 그는, 새로운 빵 몬스터를 만나볼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그곳을 찾았다. 하지만 그곳은 국내 1위 길드, 벤투스가 관리하는 던전이었다.

던전 안으로 조심스럽게 발을 들인 진성은 예상치 못한 전투 상황과 맞닥뜨렸다. 벤투스 길드의 정예 헌터들이 강력한 마수와 격렬하게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황급히 꾸빵있으의 은신 능력을 발동시켜 몸을 숨겼지만, 이미 늦었다. 전투 중 그의 얼굴이 벤투스 길드 소속 헌터들의 눈에 포착된 것이다. 그의 정보는 이미 헌터 협회에 등록되어 있었기에, 그의 정체가 밝혀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사건은 1위 길드와 2위 길드 간의 미묘한 신경전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벤투스 길드의 던전에 허가 없이 침입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었지만, 레드핫도그 길드에 소속된 B급 헌터가 그곳에 있었다는 사실은 벤투스에게도 탐탁지 않은 일이었다.

사건의 전말을 보고받은 벤투스 길드장 이민규는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특히 그가 남긴 빵 보스와의 전투 흔적은 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거… 단순한 B급의 실력이 아닌데? S급 이상의 기량이 느껴지는군.”

조사 끝에 그가 레드핫도그 길드의 일원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민규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속으로 음흉한 계획을 세웠다. ‘이 녀석, 우리 길드로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아주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겠어.’

두 거대 길드의 은밀한 시선이 이제 갓 B급 헌터가 된 빵돌이, 박진성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그의 평범했던 빵지순례는 점점 더 거대한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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